[ 우상향하는 삶 #3 ]
STZ로 데인 다음, ETF로 환승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워런 버핏이 샀다는 이유만으로 STZ를 매수했다가 다음 날부터 마이너스를 맞았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이 글에서는 그 이후 저희가 어떻게 개별 종목을 떠나 ETF를 선택한 이유에 다다르게 됐는지, 그리고 1만 원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소수점 투자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 이전 글: 미국 주식 첫 매수 후기 — 샀더니 바로 마이너스, 그래도 계속하는 이유 ]
사실 STZ 이후로도 한동안은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나름대로 분석이랍시고 이런저런 개별주 몇 개를 더 담았거든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네… 인간은 어리석고요. 같은 실수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ETF 관련 도서를 네 권쯤 읽었는데, 거기서 비로소 제가 ETF를 선택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 그때 읽었던 책 4권
-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
- 『월 300만 원 버는 주식 투자 공식』
- 『나의 첫 ETF 포트폴리오』
- 『나는 ETF로 돈 되는 곳에 투자한다』
종목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책보다, 분산투자와 ETF의 구조를 설명하는 책들을 읽을수록 “내가 왜 그렇게 개별주에만 매달렸을까” 싶더라고요.
“다 사면 되잖아” — 종목 고민을 그만둔 이유

ETF(상장지수펀드, 여러 종목을 묶어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는 하나만 매수해도 수십, 수백 개 종목에 자동으로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냅니다. 개별주만 보고 있던 저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였어요.
재무제표 보다가 잠든 밤들
개별주에 투자할 때는 매번 “이 회사가 정말 괜찮을까?”라는 질문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업황을 분석하는 일은, 본업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에겐 결코 가벼운 작업이 아니었어요. 워런 버핏이 샀다는 이유로 매수했던 그날처럼, 충분한 분석 없이 누군가의 결정을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1만 원으로 시작하는 소수점 투자
미국 대표 지수인 S&P 500이나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1주 가격이 수십만 원을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소수점 투자(주식을 1주 단위가 아니라 0.1주, 0.01주처럼 잘라서 살 수 있는 방식)를 활용하면 1만 원 정도의 적은 금액으로도 동일한 ETF에 투자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만 떼어 꾸준히 모아가는 방식이 부담 없이 가능해진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소수점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투자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매달 정해둔 금액을 갖고 싶은 ETF에 매일 조금씩 나눠 넣으면 그만이었거든요. 매일 아침 체결 알림이 뜨는 것도 은근히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이 됐고, 조금씩 쌓이던 소수점 숫자가 어느새 온전한 1주가 되어 있는 걸 볼 때는 묘하게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STZ를 살 때처럼 큰돈을 한 번에 넣고 마음 졸이는 대신, 매일 자그마한 금액을 나눠 담는 것만으로도 투자가 이어진다는 게 신기했어요.
그렇다고 ETF가 손실 위험까지 없애주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ETF가 분산투자로 개별 종목의 리스크를 줄여준다고 해서, 손실 위험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이미지는 미국 S&P 500 지수의 대표적인 SPY ETF의 주가 차트입니다. 2020 ~ 2026년까지 주요 하락장이 다섯 번 있었어요.
시장이 하락하면 ETF도 함께 하락합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시장 전체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동일하게 하락합니다. STZ처럼 개별 종목의 악재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가 흔들리면 ETF도 피해 갈 수 없다는 뜻이에요. 또한 레버리지(원금보다 큰 수익과 손실을 추구하는 구조)나 인버스(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구조) 같은 특수한 ETF는 일반 지수형 ETF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ETF니까 안전하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잠은 잘 옵니다
다만 개별주 투자 시절과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개별주를 보유하던 동안에는 그 종목 하나의 소식에 하루의 기분이 좌우됐는데, ETF 중심으로 옮긴 뒤로는 특정 기업의 악재 하나에 포트폴리오 전체가 휘청이는 일이 줄었습니다. 시장 전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ETF로 옮기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터졌습니다. 미국 기업 전체의 주가가 흔들렸고, 저의 포트폴리오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곤두박질치는 주가창을 보면서 “나는 투자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싶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오히려 줍줍의 기회였다는 걸 알지만,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하락장 앞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피할 도리가 없다는 것도 그제야 체감했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그 하락이 저만 겪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 시장은 결국 다시 올랐고, 그 경험을 한 번 겪고 나니 다음 하락장이 와도 덜 흔들리게 됐습니다.
요약하자면, STZ에서의 마이너스 경험이 저희를 개별 종목 선택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했고, 그 끝에 닿은 곳이 ETF였습니다. 물론 ETF도 시장과 함께 흔들리는 상품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도 1만 원부터 시작할 수 있는 소수점 투자 덕분에, 저희는 지금도 매달 조금씩 우상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ETF를 선택한 이유, 충분한 설명이 되었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매달 어떤 ETF를, 어떤 비율로 사 모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해 볼게요. 여러분은 첫 투자 실패 이후 어떤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셨나요? 댓글로 이야기 나눠주세요.
[ 다음 글: 미국 ETF 용어 정리 — 사기 전 헷갈리는 지표,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
오늘도 완만한 우상향 되셨길, 다음에 또 봐요!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경험과 공부 내용을 공유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