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상향하는 삶 #9 ]
투자 원칙, 왜 이제 와서 정리하게 됐을까요
계좌를 열었는데 눈앞에 –50%가 떠 있던 순간, 경험한 적 있으신가요? 알고 싶지 않았는데, 저는 있습니다.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핀테크 기업 주식을 어깨쯤에서 사서, 허리도 아니고 발목까지 들고 내려가 본 경험이요.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나요?” —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코어 자산인 ETF · ISA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굴리는 종목들에서 크게 물려보고 크게 벌어본 뒤에야 정리된 저만의 투자 원칙 다섯 가지를 풀어보겠습니다. 이 다섯 가지는 그 사이 있었던 수많은 크고 작은 매매 중에서도, 가장 뼈아팠던 실패 두 번과 가장 짜릿했던 성공 두 번을 거치며 다듬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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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세운 투자 원칙 다섯 가지
1. 상장 초기 기업, 배제가 아니라 ‘신중하게’
신생 기업은 무조건 피해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불리한 지점은 정보 접근성이에요.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기업일수록 실적 히스토리도 짧고 정보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생 기업을 배제하는 대신 신중하게 접근하는 쪽을 택했어요. 확실한 호재와 명확한 상승 근거가 보인다면 소액으로 진입은 열어둡니다.
2. 핀테크·금융주는 개인이 이기기 유독 어렵습니다
제 경험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우량 기업이 아닌 이상 핀테크·금융 기업은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기업 내부 이슈뿐 아니라 거시경제 영향까지 겹쳐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가 유독 힘든 영역이었어요.
3. 투자금 상한선, 저는 200만 원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개별 종목 투자금은 200만 원 이하로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이 금액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손절에 대한 미련이 커지더라고요. 손절 가이드를 세워놔도, 금액이 커지면 그 가이드를 지키기가 유독 힘들어졌습니다.
4. 손절선과 익절선은 숫자로 미리 정해둡니다
저는 지금 –20%를 손절 하한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사실 이 –20%라는 숫자 자체가, 뒤에서 소개할 두 실패 사례에서 실제로는 –20%를 훨씬 넘기고 나서야 정리했던 경험에서 나온 숫자예요. 그래서 –15~–20% 구간을 넘기기 전에 끊는 게 적정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익절선의 원칙은 분할 매도입니다. 상한선을 미리 정해두고, 일부 도달 시 절반을 먼저 정리하고 나머지는 상황을 보며 정리하는 식이에요.
5. 익숙함에 속지 않는 종목 리서치
“나이키인데 설마 망하기야 하겠어?” — 이런 생각으로 하락한 주식을 계속 물타기하는 경우, 주변에서도 종종 봤습니다. 사실 저도 남 얘기할 처지는 아니에요. 뒤에 나올 서클 인터넷 그룹 사례에서 저 역시 한 번 물타기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주가가 하락했을 때 원인이 단순 해프닝인지, 트렌드의 변화인지, 펀더멘털의 붕괴인지를 끝까지 파고드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뼈아팠던 실패 사례 두 가지
차임 파이낸셜 — 상장 직후 급등에 홀렸던 순간
2025년 7월, 상장 직후 수직 상승하는 주가에 혹해서 $32.40에 매수했습니다. 기업 조사를 어느 정도는 했지만, 시장 반응은 생각보다 차가웠어요. 사용자 증가·흑자 전환이라는 호재에도 주가는 냉랭했고, 저는 손절 원칙 없이 10개월 가까이 그냥 들고 있었습니다. 결국 2026년 5월, $18.50에 정리하면서 –42.9%(달러 기준, 원화 기준 –38.03%)로 마무리됐어요. 기억 속에서는 “허리쯤에서 정리했다”라고 미화돼 있었는데, 실제 매매 내역을 다시 열어보니 –20% 원칙이 있었다면 훨씬 일찍 끊어냈을 손실이었습니다.

서클 인터넷 그룹 — 스테이블코인 열풍에 휩쓸린 순간
2025년 8월, 스테이블 코인 열풍에 정신이 나가서 $171에 매수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가격이 더 떨어지자 $159에 한 번 더 사서 평단을 $167.57로 낮췄어요. 카더라에 의한 장밋빛 미래만 그리며 상승을 꿈꿨지만, 역시나 제가 사면 하락하더라고요. 이 종목도 차임 파이낸셜과 같은 날인 2026년 5월 13일, $119에 정리했습니다. 손실률은 –28.98%(달러 기준, 원화 기준 –23.66%, 환율 상승분이 손실을 일부 방어해 줬어요). 개인은 금융 기업에 함부로 투자하면 안 되는구나, 그리고 물타기가 손실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걸 이때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돌아보면 두 종목 모두 –20%라는 원칙이 없던 시절에 사서, 원칙이 없던 채로 거의 1년 가까이 들고 있다가 같은 날 한꺼번에 정리한 셈이에요. 이 –20% 원칙은 그 뼈아픈 경험 이후에야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그중에서도 원칙이 제대로 통했던 성공 사례 두 가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 특허 절벽 공포 속에서 산 이유
핵심 매출 제품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신약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상태였습니다. 이전 애브비 사례와 흐름이 겹쳐 보였고, 신약이 기대만 못하더라도 이미 주가에 선반영되어 있으며 펀더멘털 자체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배당까지 더해져 주가가 조금 떨어져도 버틸 여지가 있었고요.
2025년 10월 $45.50에 매수했고, 한 달여 뒤인 11월 $49.00에 절반을 정리(+7.69%), 12월엔 $52.00에 나머지를 정리(+14.29%) 했습니다. 두 차례 모두 환차익 덕분에 원화 기준 수익률은 각각 +10.19%, +18.66%로 더 좋았고요. 원칙대로 분할 매도했더니 결과도 원칙만큼 깔끔하게 마무리된 사례입니다.

코셉트테라퓨틱스 — FDA 거부 이후에도 들어간 이유
2025년 12월, FDA가 신약 승인을 거부하면서 주가가 50% 이상 급락했던 종목입니다. 시장은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신약이 없어도 이미 매출이 꾸준한 회사라는 점에서 시장이 과민 반응한다고 판단했고, 2026년 1월 저점 부근인 $36.535에 매수했습니다. 6개월 뒤인 2026년 6월 $73.33에 정리하면서 +100.71%(원화 기준 +110.15%)로 원금이 두 배 넘게 불어났어요. 또 한 번 느낀 건, 제약주는 결국 홈런 아니면 삼진 아웃이라고 생각되었어요.

이 원칙은 정답이 아닙니다
여기 소개한 네 가지는 그 사이 있었던 훨씬 많은 크고 작은 매매 중, 제 전체 매매를 통틀어 가장 어리석었던 실수와 가장 감이 좋았던 순간만 골라 뽑은 것입니다. 평균적인 성과가 아니라 극단치라는 뜻이에요. 성공 사례 두 개도 매번 재현되는 결과라기보다는 이례적으로 잘 풀린 경우에 가깝습니다.
원칙이라는 게 결국 제 투자 성향, 제가 감당 가능한 손실 크기, 제가 접근 가능한 정보의 한계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니, 그대로 따라 하시기보다는 “이 사람은 이런 이유로 이런 기준을 세웠구나” 정도로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42.9%, –28.98%까지 물려본 경험 덕분에,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덜 흔들리며 매매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 여러분의 투자 원칙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리석었던 실수와 가장 감이 좋았던 순간, 이렇게 극단적인 사례만 골라 소개해 드렸어요. 결국 원칙은 잃어본 만큼 단단해진다는 게 이 글에서 드리고 싶은 한 줄입니다.
여러분의 투자 원칙은 무엇인가요? 저와 비슷한 실패를 해보셨나요, 아니면 전혀 다른 계기로 원칙을 세우셨나요? 댓글로 나눠주시면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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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완만한 우상향하셨길, 다음에 또 봐요!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경험과 공부 내용을 공유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