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매달 모으는 ETF — 얼마씩, 어떤 비율로 사고 있는지

[ 우상향하는 삶 #4 ]

매달 모으는 ETF, 수익 없는 저변동성 포트폴리오, 그게 저희의 출발점이었어요

오늘은 저희가 매달 모으는 ETF 비율과 매수 방법, 1년에 두 번 함께 지키는 리밸런싱 원칙을 공유해 볼게요.

한때 저희 계좌엔 STZ, PEP, MDLZ 같은 개별주부터 USMV, MOAT, VIG 같은 ETF까지 꽤 다양한 종목이 들어있었어요.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고, 그저 시장의 출렁임이 덜한 저변동성, 경기방어적 상품들만 손에 닿는 대로 모은 거였죠.

그러다 어느 날 계좌를 열어 전체 비중을 한눈에 봤을 때, 처음으로 이 포트폴리오의 문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변동성 없이 간다는 건 좋은데 — 결국 우리가 투자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함이잖아요? 저변동성만 좇던 이 조합으로는 그 니즈를 전혀 충족시킬 수가 없었어요. 그때부터 나름의 분석과 계획, 철학을 담아 포트폴리오를 새로 고안했고, 두 사람이 나눠서 관리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종목을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판단이 쏠리기 쉽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계좌를 아예 둘로 나눠서, 각자 하나씩 책임지고 운용하기로 했습니다. 한쪽은 특정 섹터에 집중해서 베팅하는 쪽을, 다른 한쪽은 여러 팩터를 고루 섞어 균형을 잡는 쪽을 맡았어요. 그럼 각 계좌에서 매달 모으는 ETF 구성을 하나씩 살펴볼게요.

[ 이전 글: 미국 ETF 용어 정리 — 사기 전 헷갈리는 지표,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

섹터 집중형 베팅

성장에 걸고, 결이 다른 두 가지 방어를 더했다
(SPMO : XLV : XAR = 6 : 2 : 2)

SPMO ETF에 절반 이상을 실은 건 솔직히 단순한 이유예요 —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했거든요. 슬픈 얘기지만 나이가 그렇게 적지 않으니 복리가 천천히 쌓이길 기다릴 여유가 없었어요. 빠르게 수익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흔히 “달리는 말에 올라탄다”라고 표현하는 모멘텀 전략이 그 니즈와 딱 맞아떨어졌어요.

그렇다고 수익률만 좇을 수는 없었죠. 큰 하락장이 왔을 때 버텨낼 자신이 없으니, 최소한의 안전선으로 XLV와 XAR을 선정하게 됐어요. 단, 같은 방어주라도 결이 다른 두 가지를 골랐습니다. 필수소비재도 대표적인 경기방어 섹터지만 헬스케어(XLV)를 택한 건, 경기 변동에 덜 흔들린다는 방어적 성격은 기본이고 여기에 고령화와 건강·장수라는 거대한 흐름을 같이 타고 가면 방어를 넘어 알파 수익까지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방산(XAR)은 조금 달라요. 다른 섹터가 시장 전체와 비슷하게 움직일 때도 방위산업은 비교적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국가 안보는 경기와 무관하게 평생 유지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 그 자체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 해자를 가지고 있다고 봤거든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희 부부의 투자 철학이자 관점이지, 객관적으로 검증된 정답은 아니에요.

이 계좌에서 매달 모으는 ETF 매수 방식은 소수점 자동 매수예요. 매일 일정 금액을 6:2:2 비율대로 나눠 체결되게 설정해 뒀고, 리밸런싱 시기에 비중이 어긋나 있으면 기존 주식을 팔지 않고 앞으로의 매일 매수 금액을 조절(비중이 높아진 건 적게, 낮아진 건 많게) 해서 천천히 되돌려요.

다만, 세 종목에만 집중된 구조라 시장 전체를 담는 ETF보다는 변동성이 큰 편이에요. 특히 XAR은 섹터 자체가 좁다 보니 국방 예산이나 지정학적 이슈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가야 할 부분입니다.

[ 섹터 집중형 – 과거 5년간 수익률 비교, SPY ETF ]

멀티 팩터형 베팅

시가총액도, 국가도 겹치지 않게
(SPHQ : XMMO : AVUV : SCHY = 4 : 2 : 2 : 2)

이 계좌를 맡은 쪽은 시가총액 구간이 겹치지 않게 설계했어요. SPHQ는 대형주, XMMO는 중형주, AVUV는 소형주를 각각 담당해서, 네 종목이 서로 다른 시장을 보게끔 짰습니다. 중심은 SPHQ예요. 재무 건전성이 높은 기업들로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나머지 XMMO와 AVUV가 위성처럼 따라붙어 알파 수익을 노리는 코어-새틀라이트 구조죠. 여기에 SCHY를 더해서, 자칫 미국 한 나라에 쏠릴 수 있는 비중을 전 세계로 한 번 더 넓혔어요.

이 역시 정답이 있다기보다 ‘겹치지 않게, 그리고 한 나라에 쏠리지 않게’라는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고른 조합이에요.

이 계좌에서 매달 모으는 ETF 방식은 첫 번째 계좌와 달라요. 매달 25만 원씩 MMF(Money Market Fund)에 모아두고, 리밸런싱 시기가 오면 그동안 모인 돈을 4:2:2:2 비율에 맞춰 한 번에 매수합니다. 사실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이 포트폴리오에 담긴 ETF들이 당시 소수점 투자를 지원하지 않는 상품이었거든요. (지금은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어쩔 수 없이 직접 매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기왕 그렇게 할 거라면 아무 통장에 넣어두느니 다만 1~2%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MMF를 활용하기로 했어요. 저희는 개설도 쉽고 접근도 용이한 카카오뱅크 MMF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 더 부지런한 사람이 직접 매수를 택하고, 조금 더 게으른 사람이 소수점 자동 매수를 이용한 — 각각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됐어요. 둘 다 지금도 잘 운용 중입니다.

다만, 팩터 투자가 항상 시장을 이기는 건 아니에요. 퀄리티·모멘텀·가치 같은 팩터의 초과 수익은 특정 구간에서는 오히려 시장 평균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멀티 팩터형 – 과거 5년간 수익률 비교, SPY ETF ]

매달 모으는 ETF, 둘이 함께 지키는 리밸런싱 원칙

왜 하필 5월과 11월, 수요일일까

저희는 리밸런싱을 매년 5월과 11월 둘째 주 수요일에 진행합니다. 3·6·9·12월은 쿼드러플 위칭 데이(주가지수·개별 주식의 선물·옵션 만기가 동시에 겹쳐 거래량과 변동성이 크게 늘어나는 날)가 있는 달이라 의도적으로 피했고, 연말연초는 기관 자금 움직임이 커지는 시기라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5월과 11월을 골랐어요. 수요일로 정한 건 주말 동안 쌓인 뉴스로 인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 시점이기 때문이에요.

매매 시간대도 정했습니다. 개장 직후엔 알고리즘과 단기 매매 물량이 몰려 가격이 출렁이니까, 거래량이 한 번 안정되는 개장 1시간 후를 기다려요. 서머타임이 적용되는 5월은 한국 시간 밤 11시 30분, 서머타임이 해제된 11월은 자정을 살짝 넘긴 00시 30분이 그 시간이에요. 솔직히 이 시간까지 깨어있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매번 “오늘 살까 말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원칙을 정해둔 가장 큰 수확입니다.

리밸런싱,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위험 차단을 위해서

오르는 종목을 그대로 두면 당연히 더더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요. 근데 리밸런싱은 왜 하는 걸까요?

저희가 생각했을 때 리밸런싱의 본질은 수익률 극대화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차단하는 데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주식과 채권을 6:4 비율로 가져가다가 주식장이 불장이라 그 비율이 8:2까지 벌어졌다고 가정해 볼게요. 딱 그 타이밍에 코로나 팬데믹 같은 하락장이 불시에 덮치면 어떻게 될까요? 하루에도 30~40% 가까이 하락하는 자산을,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닌 몇 년에 걸쳐 회복하는 과정을 온전한 정신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요?

강제로라도 리밸런싱을 진행하면, 감정을 배제하고 좀 더 기계적으로, 수학적으로 — 본성을 역행하는 훈련을 할 수 있어요. 저희는 그 훈련의 일환으로 이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정기 리밸런싱 외에 예외 규칙이 하나 더 있어요. S&P 500 등 주요 지수가 52주 최고가 대비 15% 이상 하락하면, 시기와 무관하게 파킹해 둔 현금(혹은 가계 여유 자금)을 추가로 투입합니다.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판다”라는 말을 실제 매수 규칙으로 만들어 둔 셈이죠. 원칙은 명확하지만, 막상 -15%를 마주하면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게 진짜 함정이에요.

FAQ

Q1. 같은 ETF 적립식인데, 왜 두 계좌의 비율을 이렇게 다르게 가져가나요? 두 계좌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한쪽은 모멘텀에 절반 이상을 실어 적극적으로 초과 수익을 노리고, 다른 한쪽은 네 가지 팩터를 고르게 섞어 특정 시장 국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둡니다. 액셀과 브레이크 같은 관계라고 보시면 돼요.

Q2. 소수점 매수와 MMA 파킹 후 매수, 저는 어떤 방식이 더 잘 맞을까요? 매일 신경 쓰지 않고 자동으로 비율을 관리하고 싶다면 소수점 매수가, 현금을 모아뒀다가 직접 타이밍을 보고 매수하고 싶다면 MMA 파킹 방식이 더 잘 맞습니다. 전자는 관리 부담이 적은 대신 매수 시점을 스스로 고를 수 없고, 후자는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대신 매달 일정 금액을 따로 떼어두는 습관이 필요해요.

Q3. 리밸런싱, 꼭 연 2회만 고집해야 하나요? 아니요. 처음 시작하신다면 분기나 반기 단위처럼 본인이 부담 없이 지킬 수 있는 주기부터 정하는 걸 추천해요. 너무 자주 하면 거래 비용과 세금 부담이 늘고, 너무 뜸하면 비중이 무너진 채로 오래 방치될 수 있거든요. 저희가 연 2회로 정착한 것도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Q4. 종목 3~4개에만 집중 투자하는 게 위험하지 않나요? 저희도 그 리스크를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 종목이나 모은 게 아니라, 한쪽 계좌는 ‘성장축 + 결이 다른 방어 측 2개’, 다른 쪽 계좌는 ‘시가총액 구간이 겹치지 않는 대·중·소형주 + 지역 분산’이라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서 좁힌 결과예요. 그래도 더 폭넓게 분산된 ETF보다는 특정 섹터·팩터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인 건 분명하니, 저희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본인의 위험 감내 수준에 맞춰 종목 수를 조절하시는 걸 권해요.

오늘은 저희 부부가 매달 모으는 ETF 비율과 1년에 두 번 진행하는 리밸런싱 원칙까지 정리해 봤습니다. 물론 이 비율과 원칙이 시장 수익률을 반드시 넘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모멘텀이든 퀄리티든, 팩터의 초과 수익은 시기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매번 감으로 사고파는 대신 정해둔 원칙대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저희 부부에게는 마음의 평수가 훨씬 넓어졌습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 어떤 종목을 담았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기준으로 추리셨는지 — 댓글로 알려주시면 다음 글에서 같이 이야기 나눠볼게요.

[ 다음 글: ISA 계좌 절세 혜택 총정리 — 이거 모르면 세금 더 냅니다 ]

오늘도 완만한 우상향하셨길, 다음에 또 봐요!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경험과 공부 내용을 공유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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